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K-Display 2023)'에서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진=이진솔 기자)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K-Display 2023)'에서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진=이진솔 기자)

LG디스플레이가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기존 양산 중인 55인치에 이어 보다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33인치와 77인치 제품을 새롭게 공개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투명 OLED 패널을 사이니지(상업용디스플레이) 업체를 통해 판매점이나 박물관에 공급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가정용 TV까지 사용처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3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K-Display 2023)'에서 현재 양산 중인 55인치 투명 OLED 패널에 이어 33인치와 77인치 패널을 처음으로 전시했다.

33인치, 77인치 투명 OLED 패널은 투명도 45%에 최대 600니트 밝기를 지원한다. 해상도는 77인치가 UHD(3840x2160), 33인치 패널이 HD(1366x768)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투명 OLED는 공간의 개방감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정보전달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LG디스플레이가 55인치에 이어 새롭게 선보인 33인치와 77인치까지 양산에 돌입하면 투명 OLED가 필요한 다양한 응용처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5인치 패널은 가장 대중적인 크기로 지하철이나 사무실 등에서 기존 창문을 대신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이어 33인치는 대면 상담 시 서로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할 때 활용도가 높고, 77인치는 대형 유리 칸막이를 대체해 전자칠판으로 활용하거나 고해상도가 필요한 초대형 사이니지에 적합하다고 LG디스플레이는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투명도 40%를 갖춘 55인치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경쟁사가 투명 OLED 시제품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아직 양산에 성공한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투명한 액정표시장치(LCD)가 존재하지만, 투명도가 10% 수준에 그치는 데다 화소 자체가 빛을 내는 OLED와 달리 별도 발광체가 필요하다는 단점 때문에 보편화되지 못했다.

투명 OLED가 갖는 특징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상과 뒷배경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디스플레이는 꺼졌을 때 크고 어두운 화면이 남아 공간을 단절시키고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투명 OLED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기존에 유리창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투명 OLED로 뒤가 비치는 개방감을 주기 위해서는 투명도와 대면적 발광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첫 양산 때부터 40%대 투명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 세계 최초로 대면적 디스플레이에서 투명 전극을 활용해 전면 발광 방식을 사용한 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투명 OLED의 주요 사용처는 공공시설물이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쇼핑공간 등이다. 55인치 패널을 기반으로 여러 개를 이어 붙여 고객사가 원하는 크기로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투명 OLED 패널은 주로 사이니지 업체를 통해 공급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투명 OLED를 활용한 기술 실증을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 초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 한국문화유산 홍보관에도 투명 OLED 패널 18대를 이어 붙인 형태의 전시용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

지난 2020년에는 중국 베이징과 선전 지하철에 객실 창문용 투명 OLED 패널을 공급했다. 지하철 노선도와 위치 정보, 일기예보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용도다. 이어 철도업체나 창문 생산 기업과 협력해 지하철이나 철도에 들어가는 투명 OLED 패널 공급을 늘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가정용 TV와 차량, 항공기 등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용도로 투명 OLED가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대되는 분야는 LG전자와 협력이 가능한 TV다. 이미 LG전자는 지난 2019년부터 기업간거래(B2B) 사업본부를 통해 55인치 투명 OLED 사이니지를 판매하고 있다. OLED TV를 고가 전략 제품으로 판매하는 LG전자는 돌돌 말리는 '롤러블' OLED TV를 상용화하는 등 사업성은 크지 않더라도 선도 TV 업체로서 기술력을 나타낼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한 사례가 있다. LG전자의 투명 OLED TV 출시 가능성을 점치는 배경이다.

투명 OLED는 생산에 필요한 기술적으로 어려운 만큼 가격도 비싸다. 같은 크기를 기준으로 가격이 일반 OLED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중국 샤오미가 선보인 55형 투명 OLED TV인 '샤오미 미 TV 럭스'의 가격은 약 850만원이다. 해당 제품은 LG디스플레이에서 투명 OLED 패널을 공급받아 생산됐다. 가격은 200만원 수준인 LG전자의 55형 일반 OLED TV와 비교해 4배 이상 비싸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현재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인 만큼 가격보다는 활용도와 성능, 디자인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투명도를 45%로 끌어올린 33인치와 77인치 패널에 이어 향후에는 70% 이상으로 높은 투명도를 갖춘 패널을 다양한 크기로 양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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