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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에 먹튀까지”…외식업계, 키오스크‧테이블 오더 도입 속도


입력 2023.04.17 07:23 수정 2023.04.17 07:2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외식업 키오스크 기기 운영 2년 새 17배 급증

선결제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 등 문의 늘어

서울 종로구 롯데리아 동묘역점에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주문법을 배우고 있다.ⓒ뉴시스 서울 종로구 롯데리아 동묘역점에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주문법을 배우고 있다.ⓒ뉴시스

최근 몇 년 새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가 선결제가 가능한 키오스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엔데믹 전환으로 야외활동이 늘면서 무전취식 피해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인건비 감소 등 장점에도 불구하고 고령층 등은 조작이 어렵다는 점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운영 대수는 2019년 18만9951대에서 2022년 45만4741대로 3년 새 2.4배 증가했다. 특히, 식당 등 외식업은 같은 기간 5479대에서 8만7341대로 약 17배 늘었다.


외식업계가 키오스크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해소되지 않는 구인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종업원 구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음식서비스직의 미충원 인원은 1만5000명에 달했다. 1년 전과 비교해 8000명(53.3%) 늘어난 규모다. 조사 대상 34개 직종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매년 오르는 인건비 부담에 다른 직종에 비해 일이 고되고 근무시간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등이 외식업 기피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면서 야외활동이 늘고 덩달아 무전취식 피해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외식업계의 키오스크 도입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이른바 먹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몰래 자리를 비우는 행동은 엄연한 범죄이지만 피해 액수가 적고, 점주 입장에서는 범인을 잡기까지의 과정이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신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찰서 조사에 시간을 할애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무전취식 손님에 따른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뉴스에서만 보다가 지난주에 실제로 먹튀 피해를 입었다”면서 “2만원도 안 하는 금액인데 매장 내 CCTV가 없어 딱히 증거로 내세울 게 없다. 신고하고 조사에 협조하기에는 자리를 비우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외식업계에서는 주문과 결제가 동시에 이뤄지는 선결제 키오스크를 한 가지 대안으로 보고 있다. 주문과 결제 자동화로 업무 강도를 낮추고 무전취식 피해를 예방할 수 있어서다.


또 개별 테이블에서 메뉴 주문, 결제 등이 가능한 테이블 오더 시스템 도입에 대한 문의도 증가하는 추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이블오더의 경우 테이블당 서비스 이용료는 월 1만5000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매장 면적 66㎡(약 20평), 10개 테이블 기준 이용료는 월 15만원 수준으로 보통 전일 근무자 한 달 평균 250~300만원과 단순 비교하면 최대 20배 이상 비용이 저렴한 셈이다.


서빙로봇과 레스토랑 통합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브이디컴퍼니 관계자는 “테이블 오더 시스템의 경우 선불, 후불 등 점주가 원하는 대로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관련 서비스를 시작한 지 4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물론 개인 점주들도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롯데멤버스 ⓒ롯데멤버스

하지만 키오스크 도입 시 IT기기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시각장애인 등을 불편함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관련 기업들이 늘면서 경쟁을 통해 비용은 시장 초기에 비해 낮아졌지만 사용자 편의성 개선 등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롯데멤버스가 지난달 전국 10대 이상 남녀 13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키오스크 이용경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6.3%는 키오스크 주문 진행 중 포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오스크 이용 불편사항(중복응답)으로는 ‘뒷사람 눈치가 보임(44.9%)’, ‘현금/상품권 사용이 어려움(37.3%)’, ‘포인트 적립/사용이 어려움(32.9%)’, ‘기기 오류가 잦음(31.0%)’, ‘메뉴 조작이 어려움(28.6%)’ 등 응답이 많았다.


또 10~30대의 경우 직원 주문보다 키오스크 주문을 선호했지만 40대 이상에서는 키오스크 주문보다 직원 주문 선호도가 높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젊은층 손님이 많은 패스트푸드나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의 경우에는 키오스크 도입이 빠른 편이지만 규모가 영세하거나 연령대가 높은 손님들이 많이 오는 식당들은 여전히 부담을 느끼는 편”이라며 “고령층에 대한 조작 방식 교육 등도 필요하지만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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